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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라이트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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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의 어색한 영어 번역 - 문장형 제목 편 ※ 한국어 제목, 원서의 영어 부제, 북미판 제목 순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나는 마왕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 For my daughter, I might defeat even the archenemy If It's for My Daughter, I'd Even Defeat a Demon Lord 1. '~면'의 가정법이 나왔으니 if 를 넣어야 문법에 맞다. 2. 원문의 'もしか'는 가능의 의미를 지니므로 might 나 would 보다는 may be able to 에 가깝다. 3. 제목의 archenemy 는 특정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므로 the 가 아니라 a 를 쓰는 것이 맞다. 4. 마왕(魔王)은 최대의 적을 뜻하는 archenemy 가 아니라 마계의 지배자를 뜻하는 demon lord ..
<하늘색 팬더믹> - 꿈은 공상의 다른 이름 캐릭터 조형이 우수하다. 공상이 핵심인 점이 CHAOS:HEAD와 비슷하지만 훨씬 몰입감이 뛰어나다. 정석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능력도 코노스바나 토모캐보다 좋고, 소재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든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구성인데, 이것이 또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나키나시에게 감정을 이입해야 '아시발꿈' 식의 플롯을 즐길 수 있을 듯. 비주얼 노벨로 나오면 대박이지 않을까. 모리사키나 사키 씨는 창작물의 캐릭터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인간적이고 현실적이다. 사키 씨의 말처럼 주인공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인 것 같다. 모리사키처럼 망상이라도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 이야기의 메인 히로인이 유이 씨라면 아오이는 진히로인이 아닐까. ADM 보유자에..
<유녀전기>의 주인공이 비현실적인 이유 저질 체력인 남성이 군대에 병사로 입대할 경우, 제대하기 전까지 본인과 본인 부대의 장병들이 상당히 고생할 정도다. 참고로 저질 체력인 사람이 장교와 부사관으로 입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교와 부사관은 국가에서 징병하는 병사와는 다르게 (지력시험에서 붙었을지라도) 체력 검정이 있으므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애초에 여기서 다 걸러지기 마련이다. 특히 진지공사와 같은 작업들을 할 때 오만가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나마 육체적인 훈련보다는 주특기 임무 수행 위주인 국직부대나 기행부대라면 그러한 고충은 덜 하겠지만, 보병 사단과 같은 전투부대라면... 병사 진급 심사가 엄격한 일부 전방, 최전방 야전 부대의 경우 저질 체력인 사람이 진급에 불이익이 따르기도 한다. 나무위키 '저질체력' 문서 장거리 비행과 공..
라이트노벨의 어색한 영어 부제들 만화 편 원서 & 북미판 비교 1.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작가: 후세, 출판사: 마이크로 매거진[日] Regarding Reincarnated to Slime That time I Got Reincarnated as a SLIME * 'regarding'은 '...에 대하여'라는 뜻으로, 뒤에 명사가 와야 한다. 내 제안: About being born again and being a slime. 2.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작가: 나카츠키 탓페이, 출판사: 카도카와 쇼텐[日] Re: Life in a different world from zero Re: Zero − Starting Life in Another World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다'에는 'from zero'..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 유사과학의 향연 2 X 2 = 4! 위 문장은 참일까, 거짓일까? 참이라고 답한 사람은 문과 성향, 거짓이라고 답한 사람은 이과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농담이고, 이렇게 문과 이과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글의 부제가 '유사과학의 향연'인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이미 유사과학이 어떤 것인지 경험으로 알고 있는데, 사람의 혈액형이나 생일이 속한 별자리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과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론이나 학설, 연구, 주장 등을 의사과학(psuedoscience)으로 정의하며, 유사과학이나 사이비과학은 이것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 소설을 리뷰하면서 유사과학을 언급한 이유는 이제부터 소개할 라이트노벨,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가 가지는 설득력이 유사과학의 그..
명불허전의 매력 -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전생슬' 1권을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그리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는 것이었다. 이 작품이 애니화된 지금은 전생슬이 일본의 소설 창작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 종합 랭킹 누계 1위를 점하고 있지만, 원래 종합 4위/완결 2위 정도의 위치였다고 한다. 웹소설 연재 초부터 읽어온 독자들은 생각이 다르겠지만, 단행본으로 처음 접한 입장에서는 필력이나 개연성, 등장 인물의 비중과 행위 동기, 설정 등이 충실하다고 느꼈다. 이세계 전생물에서 주인공 띄워주기 식 전개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본작에서는 리무루(= 미카미 사토루)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확실히 구분함으로써 과도한 먼치킨화 > 긴장감 증발 > 루즈한 전개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 그 ..
<리제로>가 SF 소설인 이유 0. 기초 지식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 1) 장르란 무엇일까? 문학의 장르 문학의 사회 문화적 또는 역사적 실체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작은 갈래의 문학 형태 ​ 문학 양식(樣式)의 하위 부류에 해당하는 장르(genre)는 문학의 사회 문화적 또는 역사적 실체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작은 갈래의 문학 형태를 말한다. 문학에서 서정적 양식, 서사적 양식, 극적 양식 등은 각각 시대와 여러 문화에 걸쳐 가장 보편적이며 지속적인 속성을 드러낸다. 이들 문학 양식은 여러 가지 다양한 하위의 역사적 장르로 형상화되어 특정한 언어를 기반으로 문학사에 등장하게 된다. 문학의 장르는 그 소재와 형식의 구성 방법에 따라 각각의 특징이 규정된다. 이것은 고정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으로 변화하며, 공간적으로 특정의 ..
세습 정치인 - 라이트노벨로 알아보는 일본 문화 라이트노벨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에는 아버지가 현 의회 의원인,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는 여자아이가 나온다. (일본의 행정 구역 중 '현'은 한국의 '도'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도쿄도를 포함한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현은 일본 총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수도권으로, 지바 현의 의원이란 직함은 한국의 경기도 의회 의원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녀는 고등학교 2학년(16세)의 어린 나이에도 벌써부터 아버지의 기반을 물려받아 선거에 입후보하고 싶어 한다. 한국에는 세습 정치인이 없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이지만, 작중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일본의 지바현을 무대로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언니로, 행사를 주최한 아버지를 대신하여 참석한 상황임. 이곳 유료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