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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라이트노벨

명불허전의 매력 -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전생슬' 1권을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그리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는 것이었다. 이 작품이 애니화된 지금은 전생슬이 일본의 소설 창작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 종합 랭킹 누계 1위를 점하고 있지만, 원래 종합 4위/완결 2위 정도의 위치였다고 한다. 웹소설 연재 초부터 읽어온 독자들은 생각이 다르겠지만, 단행본으로 처음 접한 입장에서는 필력이나 개연성, 등장 인물의 비중과 행위 동기, 설정 등이 충실하다고 느꼈다. 이세계 전생물에서 주인공 띄워주기 식 전개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본작에서는 리무루(= 미카미 사토루)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확실히 구분함으로써 과도한 먼치킨화 > 긴장감 증발 > 루즈한 전개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 그 밖에도 란가와 고부타, 시즈와 리그루 등 비중 있는 조연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전자의 경우에는 주로 코믹한 상황을, 후자의 경우에는 주로 심각한 상황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마블 영화처럼 완급 조절이 부드러웠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전생슬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여타 이세계물과 같이 남고생이 판타지 세계에 떨어져 미소녀와의 만남을 계기로 성장하는 클리셰를 따르지 않고, 사람 좋은 30대 아저씨가 슬라임으로 전생하여 드래곤, 고블린, 아랑, 드워프 등 '비인간' 종족과 힘을 모아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점이다. 이미 이 바닥에서는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이니 줄거리는 생략하고, 이것으로 1권의 감상을 마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