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만화에서 배경과 인물이 따로 노는 것 같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 예시로 들었던 위 그림은 흑백인 일본 만화라서 그런지 지금 보면 별로 위화감이 들지 않지만, 컬러인 웹툰에서 가져온 아래 그림을 유심히 보면 인물은 2D로 그려진 반면, 배경은 3D에 가까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웹툰 배경 작업에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인 스케치업(SketchUp)인데, 원래 간단한 건물을 모델링하는 용도의 건축용 소프트웨어지만 사용법이 간단하고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이유로 만화 작업에 활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원래 건축용인 만큼 현실(3D)과 만화(2D)의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 3D 모델을 채색과 리터칭 없이 만화에 넣을 때 이질감이 심해진다고 한다.


스케치업(SketchUp)
트림블사의 3D 모델링 프로그램. 간편한 인터페이스로 쉽게 모델링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키백과, '스케치업'
3D 배경
3차원으로 구성된 배경 이미지 중 깊이, 넓이, 높이를 표현하는 과정에 있어 특정 소프트웨어를 통해 산출된 결과물
피아이랩스. (2019). 3D 배경 공유시스템 구축 타당성 연구. 한국콘텐츠진흥원
위화감
조화되지 아니하는 어설픈 느낌.
만화에 사용된 3D 배경의 예시

웹툰에서 3D 에셋을 돌려쓰는 관행
사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 독자들은 3D 배경도 다 작가가 그린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경에 대한 칭찬 코멘트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작가 본인이 그린 배경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배경과 인물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질감이 심하다. 이러한 배경 문제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캐슬님(Castle-nim)이다. 어떤 회사에서 텀블벅에 내놓은 한 스케치업 배경 프로젝트 때문에 캐슬님이라는 해외의 밈이 생겼다.
나무위키, '스케치업'
Castle-nim
캐슬님(성 님)이라고 읽으며, 해외 팬덤에서 한국 웹툰의 성채 배경을 풍자하는 밈이다.
나무위키
만화의 배경과 인물의 괴리
요즘 웹툰 배경을 다 스케치업으로 만들어서 인물 그림이랑 따로 노는 게 신경 쓰인다는 사람이 있더라.
이게 내가 보기에는 모델링 문제가 아니라 색을 직접 칠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임. (중략)
근데 일일이 칠하면 시간 들고 사람 쓰면 돈 드니까 (대부분의 만화가들은)
1.그냥 씀.
2. 배경색을 하나로 통일하고 명암이랑 텍스처를 발라서 씀.
2번에 들어가는 웹툰은 과거에 네이버에서 연재되던 지상 최악의 소년, 지금 연재되는 '테러맨'
츠구모모 작가는 예외인데, 스케치업 배경을 써도 위화감이 안 드는 이유가 실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만화가 흑백이라 그럼.
루리웹, '웹툰 배경 스케치업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이질감 문제.' 수정 인용 (괄호는 직접 추가)
'츠구모모' 작가가 스케치업으로 만화 배경 작업을 하는 영상
참고자료 : 피아이랩스. (2019). 3D 배경 공유시스템 구축 타당성 연구
배경 작업은 웹툰을 창작하는 데 있어 펜터치, 스토리, 콘티를 이어 4번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3D 배경 사용을 통해 작업 시간 단축뿐 아니라 퀄리티 향상이 가능
요약문 1
대중성, 학습의 용이성, 기능성, 경제성의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3D 제작용 소프트웨어로는 ‘스케치업’, 2D 제작용 소프트웨어로는 ‘클립 스튜디오’가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향후 블렌더에 대한 주목도가 증가
요약문 4
웹툰 작가 혹은 작가 지망생 569명 대상 온라인 설문 (중략)
3D 배경 사용 경험은 약 75%이며 30대 이상,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에서 비율이 높게 나타남 (중략)
사용 이유로는 수작업 대비 시간 절약이 약 83%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전반적인 작품의 퀄리티 및 완성도 향상과 작업 편의성이 뒤따름
요약문 6
3D 배경 활용 시 창작자 측면의 장단점
장점 : 시간 및 비용 절감, 퀄리티 및 완성도 향상, 작업의 편의성 등
단점 : 작품 스타일의 획일화, 스토리의 한정, 이질감 등
요약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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