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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이세계물의 인기 비결 - 김실장 채널을 보고

(5분 14초부터 보자)

위 영상에서 김실장이 내놓은 진단은 게임 불감증의 원인뿐만 아니라 애니 불감증, 웹툰 불감증 등 여러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해답이었던 것 같다. 살면서 피곤할 때, 우울할 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을 때는 어떤 게임을 해도 재미가 없고, 좋아하던 웹툰과 라노벨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숙면을 취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웃긴 만화를 보고 나면 컨디션과 함께 덕질의 재미도 돌아왔다. '사람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이야기를 찾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렇게 게임 불감증의 원인으로 '자극에 대한 피로감'을 지목하면서 든 웹툰과 애니의 사례도 흥미로웠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요즘은 재밌는 게 너무 많아서 조금만 지루하거나 마음에 안 들면 떠나버리는 것이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짧고 간편한 오락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스낵컬처' 열풍에 부화뇌동한다는 누명을 씌우는 이들과는 달리, 김실장은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스낵컬쳐' 시대의 에로게 유저들을 향한 한 마디 - '명작'은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 아래 글은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글입니다. 다소 직설적이더라도 한 사람의 의견으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1. '스낵컬쳐' 시대에 들어서며  21세기에 들어서 가장

sayis.egloos.com


(읽으면서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 글이다. 글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휘발성 소비'의 원인을 유행에 편승하려는 심리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미연시 하나를 클리어하기도 바빠 곱씹을 여유가 없는 이들도 많지 않을까?)

그런데 게임 불감증과 스낵컬처가 이세계물의 인기와 무슨 상관이냐고? 이세계물의 인기도 게임 불감증이나 스낵컬처처럼 '새로운 자극에 대한 거부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은 불쾌감에 대한 역치가 낮아져 있는 상태에서 이세계물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영상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되고, 시장의 유행도 변하게 된다. 치트 능력과 미소녀 하렘이 클리셰가 된 것도 주인공이 힘과 지위, 그리고 히로인을 얻는 지루한 빌드업이 생략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아래에 인용한 <이세계 마왕과 소환 소녀의 노예 마술>이라는 작품의 비평도 참고하면 좋겠다.

이세계 마왕이 조악한 이야기 구성을 갖췄음에도 다수의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은, 불필요한 곁가지를 다 떼버리고 시청자가 정신력을 소모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이입할 수 있는 구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의 배경설정을 좀 더 두텁게 만들고, 주인공에게 적당한 수준의 좌절을 안겨주고, 히로인이 호감을 사는 데 다소 오랜 시간을 걸리게 한다면 작품성으로는 더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 작품이 가진 본연의 매력은 사라진다.

출처 : '[애니비평] 이세계 마왕과 소환 소녀의 노예 마술' , https://bit.ly/3Ltn46h


더 나아가 일상물, 먼치킨물의 성공과 사이다패스의 탄생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이세계물에 대한 제대로 된 비평이 많아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