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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정보

[단편] 'The Chaser', John Collier

 

초벌 번역 출처 : https://blog.naver.com/rlawldnj1004/60097686486



새끼 고양이처럼 신경을 곤두세운 앨런 오스틴은, 펠 스트리트 근방에 있는 한 집의 어둡고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가 오랫동안 어두침침한 층계참에서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마침내 그가 원하던 이름이 희미하게 써진 문을 발견했다.

앨런은 이곳을 소개해준 사람의 조언에 따라 문을 열었고, 가구라고는 간소한 식탁, 흔들의자와 평범한 의자가 전부인 작은 방에 들어갔다. 누렇고 더러운 벽에는 선반이 두 개 있었고, 그 선반들에는 다 합해서 10여 개 정도의 작은 병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흔들의자에는 한 노인이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앨런은 말없이 그가 받았던 카드를 노인에게 건넸다.

“앉게나, 오스틴.” 노인이 점잖게 말했다. “만나게 되어 반갑네.”

“그- 아주 비범한 효과가 있는 어떤 혼합물을 취급하신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이보게 자네, " 노인이 대답했다.

"내가 파는 물건은 그리 많지 않아. 난 설사약이나 치통 약 따위는 취급하지 않지. 하지만 비록 변변치는 않아도 다양하다네. 내가 파는 약 중에 '평범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것은 없어.

“그런데 말이죠,” 앨런이 입을 열었다.

“자, 이걸 좀 보게.” 선반에서 병을 하나 꺼내며 노인이 말을 끊었다.

“여기 물처럼 투명하고, 맛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커피, 우유, 와인, 그 어떤 음료에 넣어도 눈치채기 힘든 액체가 있지. 게다가 지금까지 알려진 그 어떤 부검 방법으로도 찾아낼 수 없다네.”

“지금 독약을 제게 보여주시는 건가요?” 경악한 앨런이 말했다.

“원한다면 그것을 장갑 세척제라고 불러도 좋다네,” 노인이 태연하게 대꾸했다.

“그 약이 장갑을 깨끗하게 해 줄지도 모르지. 해본 적은 없지만 말이야. 누군가는 그것을 생명 세척제라고 부를 걸세. 간혹 세척이 필요한 생명들이 있지."

“전 그런 약에 관심 없어요,” 앨런이 말했다.

“그것 참 다행이구만,” 노인이 말했다.

“이 약이 얼만지 아는가? 한 숟가락에 5천 달러라네. 더 이상은 못 깎지. 단돈 1 페니라도 말이야.”

“당신의 약들이 다 그렇게 비싼 게 아니라면 좋겠군요.” 앨런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 걱정할 것 없네.” 노인이 말했다.

“사랑의 묘약을 그렇게 비싼 가격에 팔아서 좋을 게 없지. 그것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5천 달러를 가지고 있는 일이 좀처럼 없으니까.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사랑의 묘약이 필요하지 않을 걸세.”

“잘됐군요.” 앨런이 말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렇네, ” 노인이 말했다.

“내 약에 만족한 손님은 다른 약이 필요할 때 반드시 돌아와. 설령 그게 더 비싼 약이라도 말이지. 그 손님은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올 거야.”

“그래서, " 앨런이 말했다. "정말 사랑의 묘약을 파시나요?”

“내가 사랑의 묘약을 팔지 않는다면,” 노인이 다른 병을 꺼내며 말했다.

“나는 자네에게 다른 약(독약)을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네. 도움을 줄 수 있을 때에만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니 말이야."

“그런데요, 이 약들 혹시” 앨런이 말했다. "그, 뭐냐-"

“오, 아닐세,” 노인이 말했다.

“그 약들의 효과는 영원하고, 일상적인 자극에 그치지 않아. 하지만 그것도 포함하지. 풍부하게. 끈질기게. 영원하게 말이야.”

“세상에!” 앨런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말했다, “정말 대단하군요!”

“또 정신적인 면에도 영향이 있다네, ” 노인이 말했다.

“그거 중요하죠, ” 앨런이 말했다.

“무관심은, " 노인이 말했다.

"헌신으로, 그리고 경멸은 흠모로 바뀔 것이네. 숙녀에게 이 약을 조금이라도 먹이면 - 오렌지 주스, 수프, 칵테일에 넣어도 맛이 변하지 않지 - 아무리 명랑하고 경박한 여자였다고 해도, 그녀는 완전히 변할 것이네. 자네 말고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게 될 거야.”

“정말 믿을 수가 없군요,” 앨런이 말했다. “파티는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녀는 더 이상 그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네,” 노인이 말했다. "그녀는 자네가 그런 곳에서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만나는 걸 두려워하게 될 것이야."

“그녀가 정말 질투까지 할까요?” 앨런이 크게 기뻐하며 외쳤다. "저 때문에?"

“물론이지, 그녀는 자네의 전부가 되고 싶어 할 걸세.”

“그녀는 이미 나의 전부예요. 정작 그녀는 그걸 알아주지 않지만요.

“그녀가 이걸 먹는다면 달라질 거야. 그녀는 자네의 일에 몹시 민감하게 반응할 거야. 자네가 그녀의 삶에서 유일한 관심사가 될 거라네.”

“끝내주네요!”

“그녀는 자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하겠지.” 노인이 말했다.

“하루 동안 자네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말이야. 그녀는 자네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왜 갑자기 미소를 짓는지, 왜 안색이 나쁜 것인지 궁금해할 걸세.”

“그게 사랑이죠!” 앨런이 외쳤다.

“그래,” 노인이 말했다.

“그녀는 자네를 조심스럽게 보살펴 줄 거야! 그녀는 자네를 피곤하게 하지도, 차가운 곳에 앉게 하지도, 자네의 음식 솜씨가 형편없다고 불평하지도 않을 거라네. 만약 자네가 1시간이라도 늦는다면, 그녀는 겁에 질릴 거야. 자네가 살해당했거나 도둑고양이가 자넬 채갔다고 생각하겠지.”

“그럴 수가!” 앨런이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때가 되면 저절로 알게 될 거야,” 노인이 말했다.

“어쨌든, 세상에는 수많은 도둑고양이가 있으니, 혹시 나중에 잠시 바람을 피울 일이 있더라도, 걱정할 것 없네. 결국 그녀는 자네를 용서해 줄 테니까.”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앨런이 힘주어 말했다.

“물론이지,” 노인이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겨도, 걱정할 필요 없어. 그녀는 절대 자네와 이혼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 물론 그녀도 자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일은 조금도, 요만큼도 없을 것일세.”

“대체 얼마죠?” 앨런이 말했다. "이 멋진 약은?"

“그건 장갑 세척제, 간혹 내가 생명 세척제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만큼 비싸지는 않다네. 그것은 5천 달러고, 단돈 1 페니도 깎아줄 수 없지. 이런 약을 마음껏 살 수 있는 사람은 자네 같은 젊은이는 아닐세. 돈을 모아야 할 테니까.”

“그러면 사랑의 묘약은요?” 앨런이 말했다.

“오, 그건,” 노인이 식탁 서랍에서 작고 더러운 약병을 꺼내며 말했다. “1달러면 충분하네.”

“너무 기뻐서 말이 안 나오네요,” 약병을 채우는 노인을 보며 앨런이 말했다.

“난 고객을 기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네,” 노인이 말했다.

“내 약에 만족한 고객들은,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더 비싼 약들을 사러 다시 돌아온다네. 이걸 받게, 효과는 보장하지.”

“정말 감사합니다,” 앨런이 말했다. “안녕히 계세요.”

“또 보자고.” 노인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