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네타(ネタ)'는 스포일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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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17. 09:57

네타는 일본어로 씨앗이나 재료를 뜻하는 단어인 타네(たね)를 거꾸로 한 말인데 주로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요리의 재료를 뜻하지만 현재는 어떠한 작품이나 현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패러디나 오마주의 출처를 뜻하고 있다.
허일륜, "니시오 이신(西尾維新)의 라이트노벨 전략 연구 : 『이야기 시리즈(物語シリーズ)』를 중심으로" (석사학위,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9), 57
네타란 말은 일본어의 네타바레(ネタバレ)에서 나왔고, 이는 영어의 스포일러(spoiler)와 같은 뜻이다. ネタ는 種(=이야깃거리)를 거꾸로 표기한 것이며, バレ는 ばれる(=탄로나다)에서 온 말이다. 따라서 글에 '네타'가 있다는 말은 이야깃거리, 즉 소재가 있다는 뜻인데 글에는 당연히 소재가 있어야 하니 말장난이 된다. 일본어의 種(たね)을 마술의 트릭, 즉 속임수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네타가 있는 글'이라는 말은 쓰면 안된다. 30대 이상인 분들 중 일부는 이영도 작가의 '미리니름'을 대신 쓰기도 하지만, 특정 집단 안에서만 통하는 은어를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일본어도, (급조된) 순우리말도 쓰기 불편하다면 한자를 빌려 '누설'이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네타'나 '스포'보다는 사람들이 더 쉽게 알아들을 것이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